1. 21.

새벽 탐조
해뜨기 전 어두운 새벽
탐조에 오르다.

야행성 새도 울지 않는
모든 것이 조용하다.

무섭다고 느꼈다.
어디선가 짐승이 나오거나 강도가 덥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가.

겨우 어둡다는 것에 이다지도 약해지는 스스로를 보며
내가 얼마나 작은 사람인지를 새삼스레 느꼈다.

어둠에는 일종의 마력이 있어서 또한 조용한 어둠의 푸근함도 있었을 터이다.
걱정할 것 없는 것을 필요이상으로 걱정하고
만약 벌어지는 일이라해도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을...
왜 세상을 바로 마주하지 못하나. 왜 이리 약해졌나. 왜 이리 어리석어졌나.

가끔씩은 새벽 탐조를 해야겠다.
세상의 새벽과 어두움을 마주할 것이다.
그 깊은 느낌을 기억하고 싶다. 잃고 싶지 않다.

'생명 기록 > 탐조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 3. 3.  (0) 2020.07.13
2010. 1. 27.  (0) 2020.07.13
2009. 12. 30.  (0) 2020.07.13
2009. 12. 29.  (0) 2020.07.13
2009. 12. 12.  (0) 2020.07.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