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2.

노랑턱멧새

(두 사람의 대담)

탐조는 나를 절망하게 한다.
그들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다가가고 싶다. 함께하고 싶다.
그러나 다다갈수록 나는 그 세계를 파괴하게 된다.
저주이며 비극이다.
함께할 수 없다. 그들과 인간은 다르다. 그들은 내가 아니다.
그들이 순수한 만큼 아름다운 만큼 나는 더더욱 단절되고 좌절한다.

이상합니다. 그들은 세계에 선을 긋지 않습니다.
그저 각자마다 자신의 세계가 있지요.
그들이 당신을 지나치는 것처럼 그들은 또 서로 서로를 그렇게 지나쳐 갑니다.
다시 말하지만 선은 없습니다. 이미 그들과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습니다.
세계에 선을 그음으로써 당신은 그들을 몰아내며,
존재를 그 자체로 인정하지 못하고 소유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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