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차별주의는 종 간에 어떤 다름도 없다고 주장하기 위한 개념이 아닙니다.
다만 차별과 차이가 다른 것입니다. 종차별주의는 존재의 비존재화로도 표현될 수 있습니다.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 중에 모기를 잡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잡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모기를 비존재화 하지는 않습니다.
모기를 잡는 쾌락을 위해, 모기에게 적합하지 않은 극단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대량생산하고, 잡을 맛을 증대하기 위해 기형적인 품종개량을 하고, 오직 쾌락만을 위해 잡아 죽이지 않습니다.
반면, 소독차라는 접근은 비존재화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모기뿐만 아니라 모든 작은 생명들을 죽여나가고, 그것을 먹이로 하는 좀 더 큰 생명들의 삶도 억압됩니다.
모기도 다른 생명들과 함께 생명체가 아닌 마치 일종의 화학물 처럼 취급됩니다. 모기라는 생명존재가 생명존재로 인식되지 않는 것입니다.
육식동물도 채식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국립공원 주변에서 늑대를 죽이자 급증하는 사슴들에 의해 숲이 파괴되어 사슴 마저도 더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4마리의 늑대를 들이자 다시 숲은 회복되었습니다.
개체중심적인 이분법적 사고는, 관계적인 존재성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관계 안에서 육식동물들은 다른 동물을 비존재화 하지 않습니다. 단지 입 안의 쾌락을 위해 그들다운 탄생과 생애와 죽음을 구조적으로 억압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일을 행하지 않으며, 오히려 함께 하는 땅 위의 대등한 높이에서, 공동의 운명체 속에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들에 대한 비존재화도 있습니다. 비건을 지향하는 길에서 다양한 접근법이 존재하며, 일부 동물성을 섭취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분법적인 우월성은 비건을 지향하는 이들이 아니라, 육식주의라는 왜곡된 신념체계를 가진 이들이 주로 저지르게 됩니다.
육식주의는 어떤 식물성(커피, 설탕, 향신료 등)도 섭취하지 않고 육식만 하는 사람을 뜻하지 않습니다.
육식주의는 종차별주의를 말합니다. 소, 돼지는 먹는데, 개와 고양이는 사랑하고, 야생동물은 보호하자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종차별적 인식은 매년 증가하기만 하는 반려동물 공장 산업, 유기 동물, 대멸종의 속도로 사라져가는 야생동물로 나타납니다.
동물의 사체는 화학물이 아닙니다. 축산업은 육식동물이 다른 동물을 먹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비존재화하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분법적이고 왜곡된 인식 체계를 육식주의라 합니다.
양극화와 지속가능성의 파괴는 오히려 비존재화의 증거입니다.
관계적인 존재성에는 인간도 포함됩니다. 다른 존재에 대한 비존재화는 인간에 대한 비존재화로 연결되고, 다름을 억압하는 일에 대한 저항과 다름을 강화하는 억압을 구분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한 구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또한 종차별주의라고 합니다.
#종차별주의 #느끼는존재 #동물권 #동물권리장전
'동물로서의 해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은 동물이다 (0) | 2020.09.03 |
---|---|
자연산이라는 대상화 (0) | 2020.08.29 |
억압된 동지여 (0) | 2020.07.13 |
우리는 돼지의 모습을 모른다 (0) | 2020.06.15 |
동물권 시위는 권력자에게 해야 한다 (0) | 2020.06.08 |